
"날이 추우니까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고, 다리가 저려서 걷지를 못하겠어." 최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중장년층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보통 허리가 아프면 "나도 이제 늙어서 디스크가 왔나 보다" 하고 파스만 붙이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중년 이후 찾아오는 요통의 원인은 디스크보다 **'척추관협착증'**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이 두 질환은 치료법과 관리법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겨울철만 되면 부모님의 허리를 굽게 만드는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디스크와의 결정적 차이, 그리고 수술 없이 통증을 줄이는 생활 속 비책을 상세하게 알려드립니다.
1. 신경의 통로가 꽉 막히는 병 (겨울철 악화 메커니즘)
척추관협착증을 쉽게 설명하자면 **'수도 배관이 녹슬고 찌꺼기가 쌓여 물이 안 통하는 상태'**와 같습니다.
우리 척추 뼈 속에는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터널인 '척추관'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척추를 지탱하는 인대가 두꺼워지고 뼈가 가시처럼 자라나는데, 이들이 척추관 내부 공간을 좁히면서 신경을 짓누르게 됩니다.
특히 겨울이 위험한 이유는 '낮은 기온' 때문입니다.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뺏기지 않으려고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킵니다. 혈액 순환마저 느려지니 좁아진 척추관 안의 압력이 높아져 신경 압박이 극대화되고, 평소보다 통증이 2배 이상 심해지는 것입니다.
2. 허리 디스크 vs 척추관협착증: 자가 진단 테스트
두 질환은 비슷해 보이지만, 통증의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다음 3가지 상황을 체크해 보세요.
①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 허리 디스크: 젤리 같은 디스크가 뒤로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므로,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 척추관협착증: 허리를 숙이면 일시적으로 척추관 공간이 넓어져 신경 압박이 풀립니다. 그래서 통증이 줄어들고 편안해집니다. (어르신들이 유모차나 카트를 밀고 다니면 잘 걷는 이유가 바로 이 '쇼핑카트 증후군' 때문입니다.)
② 다리 통증의 양상 (방사통)
- 허리 디스크: 주로 한쪽 다리가 당기거나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통증이 옵니다.
- 척추관협착증: 양쪽 다리가 전체적으로 저리고, **"다리가 터질 것 같다", "내 다리 같지 않고 시리다"**는 감각 이상을 주로 호소합니다.
③ 보행 거리 (간헐적 파행)
- 허리 디스크: 걷는 것과 통증이 크게 상관없거나 지속적으로 아픕니다.
- 척추관협착증: 5분, 10분만 걸어도 엉덩이와 다리가 저려 쪼그리고 앉아서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걷다가 쉬기를 반복한다면 협착증이 99% 확실합니다.
3. 통증을 줄이는 생활비책 3가지
협착증은 노화 현상이기에 완치는 어렵지만, 관리만 잘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① 찜질은 필수, 보온에 목숨 걸자 겨울철 요통 관리의 핵심은 혈류량 증가입니다. 하루 15분 이상 따뜻한 온찜질이나 반신욕을 하면 굳어있던 척추 주변 근육이 이완되면서 신경 압박이 줄어듭니다. 외출 시에는 내복을 입거나 허리에 핫팩을 붙여 체온을 유지해 주세요.
② 걷기보다는 '실내 자전거' 많은 분들이 허리에 좋다며 무리해서 걷기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오래 걸으면 척추관이 더 좁아져 통증이 악화됩니다. 대신 실내 자전거를 타세요. 자전거를 탈 때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약간 굽히게 되어 신경 통로가 넓어지고, 하체 근력까지 강화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입니다.
③ 잘 때 베개 위치 바꾸기 (새우잠) 똑바로 누워 자면 척추관이 좁아져 밤새 다리가 저릴 수 있습니다. 이때는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고 자는 '새우잠' 자세가 좋습니다. 만약 똑바로 누워야 한다면 무릎 밑에 베개를 받쳐 허리 굴곡을 줄여주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꼬부랑 허리가 되기 전에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며 통증을 방치하다 보면, 나중에는 신경이 완전히 손상되어 대소변 장애나 하지 마비까지 올 수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증상이 부모님이나 본인에게 나타난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세요. 따뜻한 찜질과 올바른 운동 습관이 여러분의 꼿꼿한 노후를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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